[SC페이퍼진] 한국화이자제약 이지아 과장..비아그라 파는 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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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그라를 먹어보지도 않은 여자가 영업을 잘 할 수 있을까?" "창피하지는 않을까?"
서울 명동의 한 비뇨기과에서 바이그라 영업을 담당하는 한국화이자제약의 이지아 과장(31)을 만나기로 했을 때 기자는 먼저 이런 생각들을 했다.
하지만 그녀를 만나자 이런 궁금증은 일시에 사라졌다.
비아그라 영업만 6년째 담당한 베테랑답게 그녀의 답변은 명쾌했고, 한치의 주저함도 없었다.
"많은 분들이 그런 말씀들을 하세요. 사실 비아그라가 남성들에게 필요한 약이다 보니 여성인 제가 먹어봐도 효능을 알 수 없겠죠."
그러면서 그녀는 신출내기 영업사원 시절 겪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영업차 찾아간 한 병원에서 의사가 "여자가 뭘 안다고 비아그라를 파는냐"고 대뜸 그녀에게 말하더라는 것.
"경쟁사 제품이 아무리 많이 쏟아져도 여전히 판매 1위잖아요. 비아그라 효능은 설명을 하지 않아도 모두 잘 알고계세요."
그녀가 한국화이자제약에 입사한 것은 지난 2004년.
신입시절만 해도 일부 의사들이 그녀에게 짓궂은 농담을 던지는 바람에 난처한 적이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역전됐다.
"'발기'나 '강직도' 등과 같은 단어들을 자연스럽게 사용하면 오히려 민망해하시는 의사 선생님들도 계세요."
그녀는 고양시와 파주시 일대의 비뇨기과, 내과, 가정의학과 등 개인병원을 돌며 의사들이 환자들에게 바이그라를 많이 처방할 수 있도록 비아그라의 장점을 홍보하는 일을 한다. 비아그라가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화이자제약 비아그라팀에는 80명의 영업사원이 있다. 이중 절반이 여성이라고 한다.
경쟁사까지 포함할 경우 발기부전치료제를 파는 여성 영업사원은 족히 100명이 넘는다.
"일부에서는 미인계를 쓰는게 아니냐는 농담도 하세요. 하지만 솔직히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섬세하고 꼼꼼하잖아요. 의사 선생님들이 요구하는 논문 데이터를 꼼꼼히 잘 챙겨 드리고, 환자분들과 보다 쉽게 대화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뭐, 이런 부분들이 남성들보다 차별화된 이미지로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녀는 뛰어난 영업실적을 인정받아 지난해에는 우수영업 사원 표창을 받았다.
과장으로 승진하고 연봉도 많이 올랐다는 귀띔이다.
현재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은 소리 없는 전쟁터다. 5개사 6개 제품이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선두제품이라고 해도 실적에 울고 웃는 영업사원 입장에서는 무척 부담스러울텐데.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 비아그라 홍보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비아그라가 올해로 한국에 출시된지 10년을 맞았지만 변함 없이 국내 판매 1위를 기록할 만큼 효과와 안전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 120여개국 3500만명의 남성이 복용하며 전세계에서 6초에 한알씩 처방되고 있다는 점,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비아그라의 발기 강직도가 최상등급인 Grade 4여서 가장 인기가 높다는 점, 당뇨나 심혈관질환을 동반한 환자들에게도 효과가 뛰어나고 안전하다는 점 등등.
기자는 한 경쟁사 제품을 예로 들며 "시간도 무척 중요할 것 같은데"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여자 입장에서는 단단한 게 더 좋을 것 같은데요."
아직 미혼인 그녀는 "나중에 결혼해서 남편에게 비아그라가 필요할 경우 먼저 권할 수는 있겠지만 지금 비아그라가 필요한 남성은 절대 사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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